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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 실천을 기반으로 한 지성인의 사유

by 김서울 Seoul Kim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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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실천을 기반으로 한 지성인의 사유가 담긴 조지 오웰의 에세이 모음집 『나는 왜 쓰는가』를 읽고 작가 소개, 줄거리, 감상 및 추천을 적어보겠습니다. 조지 오웰은 통쾌한 풍자, 간결하고도 명쾌한 문체, 날카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글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작가입니다. 『1984』, 『동물농장』의 저자로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조지 오웰은 생전 공식적으로 출간한 11권의 저서 이외에도 서평, 칼럼 등을 포함해 수백 편의 에세이를 저술했습니다. 그중에 『스파이크』, 『코끼리를 쏘다』 등 29개의 에세이가 『나는 왜 쓰는가』에 실려 있습니다.
 

 

작가 소개

1903년 출생한 영국의 작가 및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입니다. 조지 오웰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재능을 보여 명문이었던 이튼 사립 학교를 다녔으나, 입시 위주의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제쳐두고 책을 탐독하기 시작합니다. 이튼 졸업 이후에는 학업에 대한 싫증과 학비 문제가 겹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마에서 5년간 경찰로 근무하게 됩니다. 식민지 버마에서 제국주의 영국의 경찰로서 일하던 조지 오웰은 제국주의의 민낯을 깨달으며 자신의 직업에 대해 죄책감과 회의감을 느낍니다. 제국주의 영국의 경찰로서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정체성, 제국주의의 반대하는 개인의 이념 사이에서의 갈등은 그의 에세이 『코끼리를 쏘다』 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5년간의 근무 기간을 뒤로 하고 사표를 낸 조지 오웰은 실천하는 지성인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파리, 런던의 하층민의 생활을 직접 경험하며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펴냈고, 잉글랜드 북부 탄광촌 노동자의 삶을 직접 체험한 뒤 출간한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을 통해 그는 '르포 기자'로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이후 스페인 내전, 세계대전 등에도 참전하며, 실천을 기반으로 한 지성인의 사유를 담은 『카탈로니아 찬가』, 『동물농장』, 『1984』를 집필했습니다.
 

 

줄거리

먼저, 책의 제목이기도 한 조지 오웰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의 줄거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는 자신이 글을 쓰는 동기에 대해 '미학적 열정과 정치적 목적의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합니다. 어렸을 땐 막연히 단어를 잘 다룬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초기에는 셰익스피어 풍의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었다고 합니다. (운율을 맞추기 위해 he를 hee로 적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후 버마, 영국, 파리에서의 경험과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대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글쓰기의 목적이 점차 정치적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의 정치적 사상을 담은 글은 객관성과 논리성, 그리고 평화를 지향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스페인의 비밀을 누설하다』는 1936년부터 1939년까지 진행된 스페인 내전의 내막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립하는 양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구체적이고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며 이념의 덧없음을 강조합니다. 또, 『교수형』, 『코끼리를 쏘다』에서는 제국주의 이념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감상 및 추천

개인적으로 조지 오웰의 글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글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글이 목적하는 바가 분명하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세련된 블랙 코미디와 위트도 놓치지 않습니다. 또, 조지 오웰 글의 맨 마지막 문장은 모든 글의 내용을 한 번에 압축하여 요약하면서도, 독자에게 일종의 충격을 주어 작품 전체에 대해 긴 여운을 선사합니다. 이 점에서 저는 조지 오웰이야말로 언어의 귀재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적지는 않지만, 조지 오웰 에세이 『교수형』의 맨 마지막 문장을 한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씁쓸하면서도 슬프고, 알싸한 여운이 남습니다.) 글을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해 마치 그림을 보는 것 같이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면서도, 그 장면이 담고 있는 주제 의식은 명확히 드러납니다. 문체는 신문 기사처럼 딱딱하고 객관적이며 담담한 것 같은데, 막상 그 안에는 작가의 열정과 인간성에 대한 존중, 평화를 소망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글이 널리 읽히고, 현대 고전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조지 오웰 특유의 문체나 책을 좋아하는 분들, 또는 조지 오웰에 대해 알고 싶었던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에세이 모음집이기 때문에, 작가와의 만남처럼 조지 오웰에게 궁금했던 부분들을 질문하며 대화하는 느낌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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