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을 읽고 챗GPT 링크, 개념, 활용, 한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22년 11월 30일, OpenAI사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자연어 처리 프로그램 GPT-n 시리즈의 3세대 모델을 탑재한 챗GPT를 발표합니다. 챗GPT는 출시와 동시에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다', '사람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빠른 속도로 대중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인 2023년 3월 15일, 한 번에 처리 가능한 언어를 기존 약 3천 단어에서 2만 5천 단어로 8배 이상 끌어올린 챗GPT-4가 출시되었는데, 미국 모의 변호사 전문 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등 각종 전문 시험에서 상위 10%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OpenAI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아래 사진에서, 같은 추론 질문에 대한 챗GPT와 챗GPT-4의 답변 차이를 한번 보시죠.
질문
앤드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조앤은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오후 3시 반부터 5시까지 시간이 가능하다. 한나는 오후 12시부터 12시 반까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시간을 낼 수 있다. 앤드류, 한나, 조앤 모두가 참석하여 30분 동안 회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가?
챗GPT
개인별로 가능한 시간은 다음과 같다.
- 앤드류 : 오전 11시 ~ 오후 3시
- 조앤 : 오후 12시 ~ 오후 2시, 오후 3시 반 ~ 오후 5시
- 한나 : 오후 12시 ~ 12시 반, 오후 4시 ~ 6시
위 내용을 고려할 때, 3명 모두가 참석할 수 있는 회의는 4시부터 4시 반까지이다. 따라서 회의는 4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거짓)
챗GPT-4
앤드류 : 오전 11시 ~ 오후 3시
조앤 : 오후 12시 ~ 오후 2시, 오후 3시 반 ~ 오후 5시
한나 : 오후 12시 ~ 12시 반, 오후 4시 ~ 6시
3명 모두가 30분 동안 참여할 수 있는 회의 시각 : 오후 12시 ~ 12시 반 (참)
인간은 손쉽게 풀어낼 수 있는 시간 추론 질문임에도, 기존 버전의 챗GPT는 앤드류가 언급하지 않은 시각인 오후 4시 이후를 가능한 시각으로 잘못 추론하여 거짓인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반면, 챗GPT-4는 모두가 가능하다고 한 범위 내로 시각을 한정 지어 올바른 결괏값을 반환했습니다. 또한 챗GPT-4의 답변이 챗GPT에 비해 수식어구 사용이 적어 훨씬 직관적이고 깔끔하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회사에서 상사가 회의 가능한 시간을 알아오라고 시켰는데, 이전 버전의 챗GPT처럼 길게 설명하면 아마 높은 확률로 혼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알고자 하는 정보는 모두 참석 가능한 회의 시간이지, 회의 시간을 유추해내는 과정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아니니까요. 이외에도 챗GPT-4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알고 싶으시면 OpenAI 홈페이지(링크)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챗GPT-4를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챗GPT의 활용 목차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챗GPT의 개념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컴퓨터 언어를 처리하여 인간다운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챗GPT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이 던진 질문을 파악해 인터넷에서 방대한 지식을 흡수하고 처리한 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맥락으로 글을 구성하여 답변을 내줍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에서 10년 전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네이버 지식in'의 인공지능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챗GPT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답변을 해주기 때문에 누군가를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고,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지치거나 싫증 내지 않고, 인터넷에 있는 엄청난 양의 지식을 가공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에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챗GPT는 아주 뛰어나고 천재적인 소수의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덜 뛰어나고, 비전공자보다는 뛰어난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든 타자만 칠 줄 안다면, 사이트(링크)에 로그인해서 질문을 던져 전문가 수준의 답변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대기업, 실리콘밸리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되던 인공지능이 순식간에 대중화된 셈이죠.
챗GPT-4의 활용
앞서 챗GPT는 인공지능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사용하기가 아주 쉽기 때문이죠.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 역시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챗GPT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고, 직접 활용하게끔 상세한 절차가 나와 있습니다. 먼저 챗GPT-4가 있는 사이트(링크)로 접속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휴대폰 번호 인증을 마치면 아래와 같은 안내 화면이 나옵니다. 아래 사진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 서비스는 연구 목적이고, 다소 부정확하고 공격적이거나 편향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으나 그것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하며, 민감한 개인정보는 절대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챗GPT-4와 나눈 대화가 도움이 되었는지, 어떤 점이 좋았는지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으며, 디스코드를 통해서도 피드백을 남길 수 있다고 합니다. 안내 화면에서 마지막 'DONE' 버튼을 누르면 대화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로그인을 마치고 나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오며 챗GPT-4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너는 누구니?'라고 물어봤더니 '나는 ChatGPT야. OpenAI 사가 개발한 언어 모델이지. 내가 가진 지식과 학습을 바탕으로 방대한 범위의 주제에 대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람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도록 만들어졌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너를 도와주는 온라인 비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갑자기 챗GPT가 한국어를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져서 물어봤더니, '한국어 원어민처럼 능숙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자연어 처리 모델인 만큼 웬만큼 한국어를 구사할 수는 있어'라며 겸손 어린(?) 답변을 내놓습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사람처럼 느껴지는 대답이었는데요. 그래서 제가 한국어로 겸손이 뭔지 아냐고도 물어봤습니다. 질문을 쓰면서도 정말 그 답변이 궁금했는데, 정말 겸손한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놀라웠어요. 이외에도, 레시피 찾기, 여행 계획 짜기, 심리 상담, 법률 자문, 의학적 지식 등 어떠한 주제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인공지능 비서를 가진 시대가 온 것이 틀림없습니다.
챗GPT-4의 한계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에 따르면, 영미권에서 개발된 챗GPT-3의 특성상 영어의 경우 대부분의 문제를 막힘 없이 풀어낼 수 있지만, 한국어에 대해서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지문은 척척 풀어내는 반면, 한국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국어 지문을 인식할 수조차 없다고 합니다. 챗GPT-3이 한 번에 처리 가능한 말뭉치가 약 3천 개에 불과한데, 국어 지문의 말뭉치의 개수가 그것을 뛰어넘었던 것이죠. 문득 책이 쓰였던 시점에서는 불가능했지만, 어제 발표된 챗GPT-4는 약 2만 5천 개까지 말뭉치 처리가 가능하다고 하니 수능 국어 지문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해봤는데요.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2019 국어 31번 문제를 챗GPT-4에 넣어봤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챗GPT-4는 문제의 정답인 2번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사진엔 나와있지 않지만 본문의 [A] 부분도 직접 타이핑해서 입력했는데, 어떤 경우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에러가 나고, 어떤 경우에는 1번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혹시 그림 때문에 이해를 못 하나, <보기> [A]의 개념을 이해를 못 하나 싶어서 여러 가지로 바꿔 가며 실험을 해봤는데 결론적으로 정답을 맞히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를 여러가지로 생각해봤는데요. 우선 <보기>를 읽고 [A]를 해석하라고 지시했는데 챗GPT가 제가 지시한 그대로 한 것이 맞는지 의문스러웠습니다. 답변 내용을 봤을 때 지문에서 추론이 어려운 일반 상식에 대한 부연 설명이 나와서, 자신이 수집해서 이미 알고 있던 뉴턴의 만유인력 지식으로 문제를 푸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국어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한국 수능에서 학생들을 낚는 '꼬아서 낸 문제'를 챗GPT-4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시 이 실험에서 성공하신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스팅 링크 걸겠습니다.)
챗GPT-4의 두 번째 한계점은 바로 물리적 측면입니다. 이미 현대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을 개발할 능력은 충분하지만, 개발을 위해서는 '슈퍼컴퓨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슈퍼컴퓨터는 구입할 때의 금액도 천문학적인 데다가, 감가상각이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며, 운영유지비가 수억 원대로 들어가는 자산입니다. 따라서 구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성능이 너무 빠르게 끝나버리고, 결국 헐값에 처분하고 다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일례로 2021년에는 약 1000억 원을 들여 기상청에서 구입한 슈퍼컴퓨터 3대를 단돈 7920만 원에 판매했다며 이슈가 되기도 했었죠. 그렇기 때문에 정부, 대기업에서도 쉽게 슈퍼컴퓨터를 들이지 못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클라우딩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감가상각과 운영유지비에 드는 돈을 아낄 수 있으며, 한 번에 수천, 수만 대를 빌려 동시 가동해서 개발 시간을 단축한다면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 절감을 달성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챗GPT-4 시대가 더욱 커질수록 마이크로소프트 사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산업 구조가 바로 두 번째 한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천사
지금까지 챗GPT-3의 출시 이후 출간된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을 읽고, 바로 어제 발표된 챗GPT-4와 연관지어 개념, 활용, 한계와 함께 다양한 실험을 해 본 내용을 설명드렸습니다. 책의 제목인 '특이점'은 두 가지를 의미하는데, 그중 첫 번째는 미래학의 전문 용어입니다. 나무위키의 정의를 인용하면, '문명의 미래 발전에 가상 지점을 뜻하는 용어로서,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급속히 변함으로써 그 영향이 넓어져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기점'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로,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TS)'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점 '이라는 학술적 의미를 가집니다. 예전부터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때로는 두려워하고, 때로는 바라왔던 '인공지능의 시대'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지는 시기를 바로 챗GPT가 열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는 '특이점'이라는 용어를 제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공지능의 대중화가 시작된 이 시점에서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에만 떨고 있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나를 위해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고민의 시작이 막막하시다면,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을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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